아침에 일어나니 쌀쌀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있길래 뭔가 했더니 드디어 베이징에도 비라는 게 내렸더라. 아침 여덟 시에 있던 수업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러 가려고 하는 찰나, 어떤 여학생이 뭔가 중국어로 말을 걸었다. ‘나 중국어 못하는데’라고 이야기했더니 미안한데 비가 와서 그런데 저쪽 교실까지 우산 좀 씌워 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자전거도 저쪽 교실 쪽에 있겠다. 뭐 어려울 거 없어서 그러자고 했다. 우산을 같이 쓰고 가는 동안 여학생이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여학생 : “Korean?”
나 : “Yes.”
여학생 : “Learning Chinese is difficult?”
나 : “Yes. It’s too difficult.”
여학생 : “You need to be patient.”
나 : 음? •_•?
그 여학생은 저 말을 남기고는 고맙다며 저쪽 교실 쪽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 마지막 문장이 오늘 하루종일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Be patient. 중국에 온 지도 오늘로 벌써 57일째가 되어 가는데 중국어는 늘지도 않고,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같은 쓸데없는 생각도 조금 들기도 하는 요즘이었는데 저 말이 뭔가 폐부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물론 그 조그만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해서 학원에서 중국어 수업 들을 때나, 과외선생한테 또 수업 들을 때 뭔가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중국어는 어렵고 들리지도 않고 입을 떼는 건 더군다나 더 어려웠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Be patient 하면 언젠가 저 사진의 꽃잎처럼 싹을 틔울 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조금만 더 노력해볼까 싶다.
조금만 더 Be Patient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