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디자인 아이콘 : 광고] 하겐다즈, 1990 “Dedicated to Pl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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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겐다즈_인기와 논란의 대상이 된 광고

영국에서 하겐다즈 가 출시되었던 1980년대 말에 수입업자들은 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하면 더 넓은 소비자층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당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로슬리(Losley)와 뉴 잉글랜드(New England)가 차지하고 있었으며, 하겐다즈는 2%의 점유율에 머물러 있었다.BBH(Bartle, Bogle and Hegarty)가 그 문제를 해결할 광고대행사로 선정되었다.

BBH는 하겐다즈를 슈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만들기로 하고 광범위한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타깃으로 선정된 25세부터 44세까지의 남녀를 대상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인 뒤 언제, 어디서 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지 물었다. 대다수가 “혼자서, 안 좋은 하루 끝에, 마음에 들지 않는 데이트를 마치고”와 같은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대답은 “어떤 경우에 하겐다즈를 나누어 먹겠는가?”라는 물음에서 나왔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먹겠다”고 답했다. 이 대답으로부터 BBH는 이 제품을 독특하게 광고할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남녀가 함께 나누는 감각적 쾌락”이다.

이 광고를 집행할 매체로는 TV가 아닌 잡지를 선택했다. 하겐다즈가 겨냥한 부유층을 사로잡기에는 TV가 너무 비효율적인 매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BBH가 원한 미묘하고 관능적인 분위기를 TV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봤다. 결국, 부유층이 휴식 시간에 보는 매체를 공략했다. 그것은 주말판 신문과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잡지였다.

이런 전략에 따라 남녀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광고 비주얼이 제작되었다. 지나칠 정도로 섹슈얼리티가 강조된 비주얼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여러 시리즈 중에서 특히 백흑 커플을 등장시킨 광고는 단지 섹슈얼리티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 간의 사랑이라는 면에서 영국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었다.이런 논란과 관계없이 하겐다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광고가 집행된 뒤 1991년 매출은 지난해보다 5배나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2%에서 22%로 늘었다.

 김신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했다. 월간 <미술공예> 기자를 거쳐 월간 <디자인> 기자로 있다가 2001년부터 같은 잡지의 편집장이 되었다. 17년 동안 디자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발행일  2011.02.09

기획 월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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